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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논평] 현대기아차는 현대판 음서제를 당장 철회하라. 등록일 2013.04.16 11:00
글쓴이 관리자 조회 1776

[논평] 현대기아차는 현대판 음서제를 당장 철회하여야 한다.

- 고용노동부는 연령차별금지와 같은 관련제도를 마련해 단속해야 -

 

 2009년 군 가산점 제도가 위헌판정을 받았다. 여성과 군대를 가고 싶어도 못간 남성에게 차별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제대군인에 대한 보상차원의 군 가산점 제도도 평등이라는 대전제 아래 폐지되었다가 최근 다시 논의 중에 있다. 그런데, 이번엔 대기업 스스로 차별을 둔, 닫힌 채용을 하겠다고 나섰다. 소위 일자리 대물림이라는 차별화를 통해서 말이다. 경제민주화를 통한 창조경제를 기치로 내건 박근혜정부가 첫 발을 제대로 떼기도 전에 대기업이 나서서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기아차 생산직은 경쟁률이 2501에 달할 정도로 많은 취업준비생들에게 있어 꿈의 무대다. 하지만, 기아차는 장기근속직원 자녀에 대해 면접 가산점 5%(3.5)를 부여함으로써 그 꿈의 무대를 아무나 설 수 없게 만든다고 한다. 100점 만점에 70점을 차지하는 면접에서 3.5점은 당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갖추고 싶어도 갖출 수 없는 신종 스펙이 등장하여 수많은 취업준비생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정규직으로의 전환만을 고대하고 있는 수천 명의 비정규 직원들에게도 찬물을 끼얹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진 자를 더 가지게 하고 창의력을 갖춘 젊은이들의 도전 기회를 가로막는 것으로서, 정부가 주창하는 경제민주화를 통한 창조경제와는 거리감이 크다. 지난 해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 역시 이와 같은 일자리 대물림을 공공연히 시행해 꿈을 갖고 도전하는 수많은 젊은 구직자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당장 이 현대판 음서제를 철회하여야 한다. 이는 현대기아차 취업준비생들과 비정규 직원들에게만 악영향을 미치는 것만은 아니다. 자칫 자승자박의 결과를 낳을 지도 모른다. 일각에서는 기아차가 62만대의 증산계획을 원활히 협의하기 위해 이 같은 노조의 요구를 들어준 것이라고는 하지만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강성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계속 받아들이다가 경쟁력을 잃고 결국 파산의 길을 걷게 된 GM의 사례, 무리하게 설비를 늘려 생산성을 높인 대신에 품질경영을 놓치며 대규모 리콜사태를 빚은 도요타의 사례를 현대기아차는 결코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는 심각한 사안이니만큼 이와 같은 현대판 음서제가 기업의 관행으로 자리 잡지 않도록 연령차별금지와 마찬가지로 관련제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이러한 것을 금지하는 입법도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현대기아차가 이러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노사합의를 하루 빨리 취소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비정규직 문제도 하루 속히 해소하고 공정한 취업기회를 보장하는 등 경제민주화를 통한 창조경제 구현에 앞장 설 것을 기대한다.

 

2013.04.16.

사단법인 민생경제정책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