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도시가스 요금, 올리지 말고 더 내려야 한다.
- 국제유가 하락 반영하면 도시가스 요금 30% 더 인하해야 -
국제유가 하락세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6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09달러에서 올 1월 45달러로 60% 하락했다. 올 상반기에는 50-60달러 선을 유지하더니, 8월 들어 다시 4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배럴당 40달러 선도 곧 붕괴되어 국제유가가 30달러 선까지 추락할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듯 국제유가하락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국제유가에 긴밀하게 연동되는 도시가스 요금은 충분히 내리지 않고 있다.
올해 도시가스 요금은 1월, 3월, 5월 총 세 차례 인하되었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의 유가하락 폭 60%를 제대로 반영했다면 도시가스 요금은 (원료비중 89%를 감안하더라도) 50% 이상 인하했어야 한다. 그러나 올 1월 도시가스 요금은 ‘주택용’ 도시가스 기준 5.8% 인하에 그쳤다. 게다가 추위가 물러가면서 도시가스 사용이 확연히 줄어드는 3월과 5월에 각각 8.7%, 8.4%로 인하했다. 현재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 연말 대비 21% 인하된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유가하락에 따른 혜택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돌려주려면 지금 요금에서 30%는 더 인하해야 한다. 최소한 올 상반기에 인하한 폭만큼이라도 더 인하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가스공사는 오는 9월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4-5% ‘인상’하겠다고 한다. 지난 5월 두바이 국제유가가 배럴당 63달러로 정점을 찍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하여 요금을 올린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원료비 상승에 따른 요금인상이 충분이 이뤄지지 않아서 부채가 많이 쌓였다” 며 “연료비가 올라간 것이니 요금을 올리지 않고서는 돈을 벌지 못한다.”고 요금인상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아래 그래프에서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의 유가변동 추이를 보면 이번 9월 요금인상의 부적정성이 명확히 드러난다. 작년 하반기 유가폭락으로 인한 도시가스 요금의 인하요인(그래프 ①부분)은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서, 5월 유가 인상분(그래프 ②부분)을 요금에 반영하겠다고 하는 것은 너무나도 일관성이 없는 처사다. ‘소폭’의 인상요인(②)을 요금에 반영하기 전에 더 ‘큰 폭’의 인하요인(①)부터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도 도시가스 요금 변경에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가스공사가 밝힌 도시가스 요금의 인상요인은 9%이다. 그러나 제대로 내리지 않은 30%의 인하요인에서 이번 인상요인 9%를 제하고도 20% 이상의 요금 인하 여력이 남아있다. 요금을 ‘인상’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인하’해야 할 때다. 당장 9월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인하하고, 오는 11월에도 ‘5월 이후’의 유가하락을 반영해서 요금을 더 인하하여 서민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게 해야 한다.
국회는 오는 9월에 있을 국정감사를 통해 서민들의 겨울나기와 직결된 도시가스 요금 문제를 ‘심도 깊게’ 다뤄주길 바란다. 이를 통해 도시가스 요금의 추가적인 인하를 정부에 강력히 요청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요금 인상의 ‘단골 레파토리’인 누적 적자가 방만 경영에 따른 적폐(積弊)가 아닌지도 함께 밝혀 주길 바란다. 적자 해소를 요금 인상으로 무조건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는 무책임함이 드러나면, 이를 반드시 시정하여 지지부진한 ‘공공개혁’의 초석(礎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2015. 08. 28
사단법인 민생경제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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